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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일에 대해서

junojuno 2024. 4. 23. 15:24

내가 군대에 있을 때, 그 시기는 나에게 정말 소중한 시기였다.

끝없는 방황을 하던 내가, 주체적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사색하는 소중한시간이었다.

 

그때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을 읽으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이고 어떠한 가치관으로 살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었다.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사람들의 가치관이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고, 주체적인 한 개인으로 전역 후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어떠한 가치들을 중요시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도 가졌었다.

 

그때 한 가지 질문, 나는 어떤 사람을 존경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어떠한 사람을 존경한다는 말은 내가 어떤 가치를 멋있고, 중요하시는지와 연결되어 있고, 그 존경하는 사람을 모방함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목표가 되어 주기에 내 삶에서 내가 멋있고 존경한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다.

 

나는 그 당시 멋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두 분이 있었다.

 

한 분은 내 고등학교때 수학선생님.

그리고 한 분은 나와 같이 일하고 있는 운영과장님.

 

당시 군대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하면서 부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떠한 일이 주어졌을 때, 일이라는 것은 피하고, 하기 싫은 것이라는 인식이 만연해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일을 적게 할 수록, 힘든 일을 피하면 피할 수록 승리자가 되는 게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때까지 살면서 존경했던 분들을 보면, 그 게임과는 완전히 반대의 마인드로 살아가고 있었다.

 

먼저, 당시 같이 일하던 운영과장님은 카리스마 넘치는 여군이셨다.

같이 보안감사때 일을 하면서 봤던 꼼꼼함과, 상급자의 감사에도 절대 기죽지 않는 모습이 멋있었다.

병사들에게 최대한 일을 적게 시키려고 하셨고, 많은 일들을 자신이 떠 맡길 원하셨다.

그 분은 내가 전역할 때 쯤, 그러한 성과를 주변에서도 인정을 받았는지 1차만에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을 하셨고 다른 부대로 전출가셨다.

 

두 번째로, 고등학교때 수학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하는 교사셨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만 특별하게 돌보는 것이 아닌, 반에서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수업에 참여하길 원하셨던것이 보이는 거의 유일한 선생님이였다.

내가 나온 고등학교는 사립고등학교였고, 나를 가르친 선생님이 큰엄마의 선생님일 정도로 한 학교에서 몇십년을 근무한 선생님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 분들은 그 학생이 그 학생이니 소홀해지고 다른 대부분의 선생님들처럼 크게 에너지를 쏟지 않는 것이 보였지만 그분은 다르셨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그 수학선생님은 정말 수학을 좋아하시는것이 보였다.

기계적으로 수학을 푸는게 아니라 생각을 해서 수학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학교에 있는게 아까울 정도로 웬만한 유명 인강강사 수업보다 더 얻을게 많았고, 그래서인지 그 선생님이 보충 수업을 개설하면 제일 먼저 마감되었다)

 

그래서 내가 존경하고 멋있어 보였던 분들에게서 뽑아낸 가치는 다음과 같다.

  1. 진정으로 일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언젠가 눈에 띌 수 밖에 없다.
  2. 더 많은 책임을 지려고 하며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은 존경과 존중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군대를 전역하고 사회적 지위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어떤 일을 할때 내가 진정으로 즐거운지를 많이 고민했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살면 내 삶과 에너지를 바칠만한 가치가 있을지 궁금했다.

그래서 찾은게 프로그래밍이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그래서 지금 까지 왔다.

최적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어떠한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기 위해서 이 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돈 많이 받는 회사,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은 회사에 가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가치관이 많이 흔들리고 그냥 돈많이 받고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물론 돈도 많이 주고, 인식도 좋고, 배울 점도 많은 회사도 있지만, 그만큼 가기 힘들어 보인다)

일이란, 피해야하고 하기싫은데 억지로 하는게 아니라, 신성한 것이라 생각한다.

일은 사명감과 소명으로 하는 것이며, 자아를 실현하는 수단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적 지위나 생계를 위한 물질적인 부분은 사회가 심각하게 부패하지 않은 이상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에서 누가 무슨 회사를 가던, 흔들리지 않고 내가 가야할 길을 가자.

27살, 많으면 많지만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느끼기에, 배움과 더 나은 개발자가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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